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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명왕성은 행성에서 제외되었을까: 행성의 정의가 바뀐 순간

by kkuming_v 2026. 2. 26.

한때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이었던 명왕성은 이제 ‘왜소행성’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린다. 교과서에서 외웠던 태양계의 구성원이 바뀌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낯설고도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왜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잃게 되었을까? 단순히 크기가 작아서일까, 아니면 더 복잡한 과학적 이유가 있는 걸까? 이 글은 명왕성이 발견된 역사부터 국제천문연맹의 행성 정의 변경까지, 그 과정을 차근차근 살펴본다. 그리고 그 결정이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태양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는 점을 함께 이해하고자 한다.

아홉 번째 행성의 추억

이 글은 명왕성이 왜 행성에서 제외되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작성되었으며, 행성의 정의와 천문학적 기준의 변화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명왕성은 1930년 미국의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 순간, 태양계는 아홉 개의 행성을 갖게 되었고, 명왕성은 오랫동안 당당한 구성원으로 자리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의문이 제기되었다. 명왕성은 너무 작았고, 궤도 또한 다른 행성과 달리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게다가 태양계 외곽에서 명왕성과 비슷한 천체들이 잇따라 발견되기 시작했다. 만약 그 모든 천체를 행성으로 인정한다면, 태양계의 행성 수는 끝없이 늘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생겼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행성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답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명왕성의 운명도 함께 바뀌게 된다.

 

행성의 정의와 명왕성의 조건

2006년 국제천문연맹은 행성의 정의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행성은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태양을 공전해야 한다. 둘째, 자체 중력으로 거의 둥근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 셋째, 자신의 궤도 주변을 지배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명왕성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조건은 충족한다. 태양을 공전하며, 중력에 의해 거의 구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세 번째 조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명왕성은 태양계 외곽의 카이퍼벨트라는 지역에 속해 있으며, 그 주변에는 비슷한 크기의 천체들이 많이 존재한다. 즉, 자신의 궤도 주변을 ‘청소’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반면 지구나 목성과 같은 행성은 공전 궤도 주변에서 지배적인 질량을 차지한다. 작은 천체들은 중력에 의해 흡수되거나 궤도에서 밀려난다. 하지만 명왕성은 주변 천체들과 공존하고 있으며, 궤도도 상당히 타원형이고 기울어져 있다. 이 점이 행성 지위 유지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었다.

그 결과 명왕성은 ‘왜소행성’으로 재분류되었다. 왜소행성은 태양을 공전하고 둥근 형태를 갖지만, 궤도 주변을 지배하지 못한 천체를 말한다. 이후 에리스, 하우메아, 마케마케 등 다른 천체들도 왜소행성으로 분류되었다.

이 결정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과학자와 대중은 명왕성을 여전히 행성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과학은 감정보다는 기준에 따라 움직인다. 명확한 정의를 세우는 일은 학문적 체계를 정리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이름은 바뀌었지만 가치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명왕성은 더 이상 ‘행성’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가치와 중요성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왜소행성이라는 분류는 태양계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천체로 이루어져 있음을 보여준다.

명왕성 탐사선 뉴허라이즌스가 보내온 사진은 우리를 놀라게 했다. 얼음 평원과 산맥, 복잡한 지형은 이 작은 천체가 단순한 얼음 덩어리가 아님을 증명했다. 이름이 무엇이든, 명왕성은 여전히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다.

행성의 정의 변경은 과학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수정되고 발전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질 때마다 우리는 기존의 개념을 다시 검토하고, 더 정교한 기준을 마련한다. 명왕성의 사례는 과학이 감정이 아닌 합의와 증거 위에 서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이름이 아니라 이해다. 명왕성이 행성이든 왜소행성이든, 그 존재는 태양계의 역사와 진화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다. 그리고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과학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배운다. 명왕성의 ‘강등’은 끝이 아니라, 태양계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었다.